서울의 한 중학교가 곧 문을 닫는다. 경서중학교. 이곳은 2027년 3월 폐교될 예정이다. 학생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100명도 채 안 되는 아이들, 텅 빈 교실. 교실 당 평균 10명 남짓. 한때 아이들로 가득 찼던 곳은 지금 고요하다. 폐교된 학교는 서울에서 일곱 번째다. 이미 2020년에 시작된 폐교는 하나 둘 이어지고 있다. 건물은 남아 있지만, 그 안의 생명은 사라지고 있다. 이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학령 인구가 줄고 있다. 계속해서 줄고 있다.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다. 초등학교는 전교생 200명 이하, 고등학교는 300명 이하로 점점 축소된다. 빈 교실들이 늘어나고, 텅 빈 운동장이 그저 바람에 흔들린다. 서울뿐만이 아니다. 전국의 학교가, 마을이, 동네가 사라져가고 있다. 이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아이들이 사라진 교실, 텅 빈 마을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다. 0.72명. 여성이 평생 동안 낳는 평균 자녀 수가 1명도 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학교는 비어가고, 학군도 텅 빈다. 강서구뿐만이 아니다. 공진중학교, 은평초등학교, 화곡초등학교, 고척초등학교, 수명고등학교… 이들은 모두 사라졌다. 문을 닫고, 교문은 굳게 닫혀 있다.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되는 곳조차도 학생이 모이지 않는다. 학군이 유명하다는 곳도, 이제는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도시형 캠퍼스, 분교 형태의 새로운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하나다.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다. 출산율이 너무 낮다.
하지만 왜일까? 경제적 부담, 주거 문제, 높은 양육비. 한국에서는 아이를 낳는 것이 너무 힘들다. 결혼 자체가 사치다.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키울 여력이 없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지기 어렵고, 내 집 마련은 꿈같은 이야기다. 양육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교육비는 또 다른 부담이다. 그래서 아이를 낳지 않는다.
고령화, 그리고 사라지는 인구
문제는 단지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 것만이 아니다. 한국은 급속히 늙어가고 있다. 50년 후, 한국의 절반은 노인이 될 것이다. 2072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47.7%에 이를 것이라 한다. 지금은 19.2%다. 두 배 넘게 뛰어오를 것이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생산 가능한 인구보다 많아질 것이다.
노인들이 넘쳐난다. 젊은이는 없다. 젊은 세대는 부양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경제는 정체된다. 노동력은 줄어든다. 국민연금과 복지 시스템은 무너질 위기에 처한다. 이 모든 것이 인구 감소의 필연적인 결과다.
2072년, 한국의 인구는 3,600만 명까지 줄어들 것이다. 지금 5,200만 명에서 30%가량이 사라진다. 같은 기간, 세계 인구는 2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그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 한국의 인구 순위는 59위로 떨어질 것이다. 현재보다 30계단 낮아진다.
경제와 사회의 위기
이제 한국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인구 감소는 경제의 붕괴로 이어진다. 젊은 세대가 사라지면 노동력이 감소하고, 고령화가 극심해지면 경제적 부양 부담이 커진다. 결국, 사회 전체가 휘청거린다.
이미 지방은 텅 빈 마을들이 늘어가고 있다. “소멸 위기 지역“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들이 생겨났다.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고, 젊은 세대는 도시로 떠난다. 남은 것은 노인들뿐이다. 마을은 사라지고, 학교는 문을 닫는다. 초등학교 한 학년에 학생이 한두 명뿐인 곳도 있다. 그마저도 몇 년 후면 없어질 것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국의 지역 사회는 완전히 붕괴될 것이다.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 주변부도 비슷한 운명에 처할 것이다. 결국, 서울과 몇몇 대도시만이 남게 될지도 모른다. 나머지는 그저 “사라진 마을”로 역사 속에 남을 뿐이다.
출산율의 붕괴, 그리고 그 이유
세계는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일본, 유럽, 미국 모두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다. 일본은 1.34명, 미국은 1.6명, 유럽 평균은 1.5명이다. 하지만 한국의 0.72명은 이들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출산율의 붕괴다.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경제적 문제, 사회적 압박, 그리고 개인의 선택이 얽혀 있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을 포기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을 꿈꾸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생존을 선택한다. 고용 불안, 높은 집값, 그리고 무거운 교육비가 그들을 짓누르고 있다.
혼인은 감소하고, 출산도 줄어들고 있다. 지금 한국에서 혼인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니다. 출산은 더더욱 아니다.
대안과 해결책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한 해답은 없다. 그러나 몇 가지 방향은 분명하다. 우선, 청년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용 시장을 개혁하고, 장기적인 경제적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내 집 마련이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 육아와 교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개인의 부담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책임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양육비 지원, 유연한 근무 시간, 보육 시설 확충. 이 모든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사회의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 결혼과 출산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도록 해야 한다.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은 “책임”이나 “부담”이 아니라, “삶의 일부분”이 되어야 한다.
결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
한국은 지금, 바로 이 순간 행동해야 한다. 인구 감소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경제와 사회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세대 간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50년 후의 한국은 지금과 완전히 다른 모습일 것이다.
2072년, 한국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텅 빈 교실과 고령화된 사회가 아니라, 젊음과 활기가 넘치는 나라로 남을 수 있을까? 그 답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지금이 바로 변화해야 할 때다.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