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창은 55세였다. 많은 이들이 그 나이에 새 출발을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때쯤이면 은퇴를 생각하고, 안정된 삶을 꿈꾼다. 하지만 모리스 창은 달랐다. 그는 과거의 실패를 딛고 대만으로 떠나 새로운 회사를 창업했다. 바로 TSMC였다.
오늘날 TSMC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반도체 제조사다.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폰, 컴퓨터, 심지어 자동차에도 이 회사가 만든 칩이 들어 있다. 하지만 그 시작은 미약했다. 모리스 창이 55세에 창업한 회사가 이렇게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TSMC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중년이라는 시기가 새로운 도전과 성공을 위한 중요한 시기임을 보여준다. 20대와 30대가 주목받는 창업 시장에서, 모리스 창은 중년 창업자의 롤모델이 되었다.
중년 창업자의 힘
모리스 창은 미국에서 반도체 업계에 몸담고 있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그는 오랜 기간 일했지만, 최고 경영자로 승진하지 못했다. 그는 회사의 전략 방향과 의견이 달랐다. 그의 생각은 반도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가정용 컴퓨터와 같은 소비자 제품에 더 무게를 두었다.
1983년, 그는 TI를 떠났다. 그리고 54세가 되었을 때 그는 갈림길에 섰다. 더 이상 젊지 않았다. 그의 앞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대만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그때 그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다시 시작하겠다.”
이 결정은 그의 경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는 대만으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TSMC를 설립했다. 대만은 그에게 위대한 반도체 회사를 세울 기회를 제공했다. 그 기회는 대만의 강력한 기술 정책과 연계된 것이었다. 그리고 창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TSMC의 혁신적 모델
TSMC는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사업 모델을 도입했다. 기존의 반도체 회사들은 칩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전 과정을 직접 담당했다. 반면, TSMC는 칩을 설계하지 않고 오직 제조만 했다. 그들의 고객이 설계한 칩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한 것이다. 이 ‘파운드리’ 모델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이었다.
TSMC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았다. 그 대신, 고객들이 설계한 칩을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제조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고객들에게 엄청난 이점이었다. 그들은 TSMC의 전문성을 믿고 자신들의 설계에 맞는 칩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TSMC는 전 세계의 기술 기업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특히 애플과 엔비디아 같은 회사들이 TSMC의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되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에 들어가는 모든 칩을 TSMC에서 제조하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TSMC의 기술력에 의존해 자사 제품의 칩을 생산하고 있다.
경험의 힘, 나이가 주는 자산
많은 사람들은 젊은 창업가들이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는 21세에 애플을, 마크 저커버그는 20대 초반에 페이스북을 창업했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성공한 창업자의 평균 나이는 40대 중반이다. 경험이 많은 창업자들이 더 큰 성공을 거둔다. 그들은 젊은이들과 다르게 풍부한 경력과 통찰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모리스 창은 그 점에서 완벽한 사례다. 그는 반도체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쌓은 경력은 그의 자산이었다. 그는 반도체 제조와 생산 과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TSMC를 운영했고, 이로 인해 성공할 수 있었다.
TSMC를 창업한 후, 창은 그가 젊었을 때는 결코 알 수 없었던 것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는 실수를 통해 배웠고, 그 배움을 기반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렸다. 나이는 그에게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반도체 업계를 바꾸다
TSMC가 설립되기 전, 반도체 업계는 변화가 필요했다. 많은 회사들이 칩 설계와 제조를 모두 수행하고 있었지만,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었다. 모리스 창은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냈다. 그는 제조에만 집중하고 설계는 고객들에게 맡기는 파운드리 모델을 제안했다. 이는 반도체 업계를 혁명적으로 바꾸었다.
그의 전략은 간단했다. “우리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 TSMC는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켰고, 고객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술 기업들이 TSMC의 고객이 되었다. 그들은 TSMC를 통해 자신들이 설계한 제품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
오늘날, TSMC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반도체 제조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들의 칩은 스마트폰, 컴퓨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TSMC의 뛰어난 기술력과 신뢰성 덕분이다.
모리스 창의 리더십과 철학
모리스 창의 리더십은 단순하고도 강력했다. 그는 고객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이라고 믿었다. TSMC는 언제나 고객의 요구에 맞춰 최상의 칩을 제조하려 했다. 그는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중시했고, 그들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의 철학은 단순하지만, 그 효과는 강력했다. 그는 TSMC가 단순히 칩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사로 자리 잡게 했다. 이 접근 방식은 TSMC를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반도체 제조사로 만들었다.
그는 또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열정을 가졌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일에 대한 헌신을 보여줬고, 이를 통해 성공을 이루었다. 그의 일중독적인 성향은 그가 한 번 결정한 일을 끝까지 해내는 추진력으로 나타났다.
중년 창업, 결코 늦지 않다
모리스 창의 이야기는 중년 창업이 결코 늦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은 중년이 되면 새로운 도전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창은 55세에 회사를 설립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이야기는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험과 열정, 그리고 결단력이 성공을 이끈다는 것을 보여준다.
창은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랜 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이 TSMC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그가 가진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는 젊은 창업자들이 가지지 못한 강력한 자산이었다.
마무리
모리스 창과 TSMC의 성공 이야기는 단순히 한 사람의 성공을 넘어, 중년 창업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보여준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창은 이를 증명했다. 그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며, 특히 중년의 나이에도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모리스 창의 성공 비결은 단순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결정을 내리고, 고객과의 협력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그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오히려 나이를 자산으로 삼아 TSMC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냈다.
“중년은 끝이 아니다. 오히려 시작일 수 있다.”